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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Media

청각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희망 메신저 아이돌 ‘빅오션’

  • 2024-04-25 19:41:31
청각장애가 있는 멤버들이 뭉친 아이돌 그룹 빅오션. 지난 20일 ‘쇼 음악중심’으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다.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청각장애가 있는 멤버들이 뭉친 아이돌 그룹 빅오션. 지난 20일 ‘쇼 음악중심’으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다.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다 함께 손을 잡아요 그리고 하늘을 봐요~.” 지난 20일 문화방송(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 3인조 신인 아이돌그룹 빅오션이 데뷔 무대에서 에이치오티(HOT)의 ‘빛’을 리메이크한 곡을 불렀다. 원작 특유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는 그대로인데 춤이 살짝 다르다. “다 함께 손을 잡아요”에서 양손을 박수 치듯 맞대는 대신 원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수어 군무다. 빅오션 멤버들은 ‘쇼 음악중심’ 출연 뒤 한겨레 서면 인터뷰에서 “수어도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해 더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언어로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BTS)이 2021년 ‘퍼미션 투 댄스’를 부르며 수어 안무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신인 아이돌 그룹이 데뷔곡에서 시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수어는 표정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기도 해 춤을 추면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은데도, 이들은 “앞으로 내놓는 곡마다 한국어 수어(KSL), 미국 수어(ASL) 등 다양한 수어를 안무에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무대는 국내외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기운을 전달했다. 유튜브 데뷔 영상에는 이틀 만에 댓글 900개가 달렸다. 한 외국 팬은 “나도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빅오션이 활약하는 걸 보니 기분이 좋다”며 공감하고 응원하는 목소리를 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소셜미디어에 “세계 최초 청각장애인 케이팝 아이돌이 장애로 인한 장벽과 사회적 편견을 깨트린 데 경의를 표한다. 이들의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장애를 지닌 연예인에게도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돌’ 탄생은 한 줄기 빛이다. 한국장애인예술인협회 등록된 장애예술인 550명(2022년 기준) 중 대중예술 분야는 36명. 적은 인원인데 기회가 많지 않다. 한국장애인예술인협회 방귀희 대표는 “빅오션 데뷔 무대를 보면서 장애인 예술의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했다. 2022년 티브이엔(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다운증후군 배우 정은혜가 출연한 데 이어 아이돌 그룹 탄생까지. 장애인 배우들이 대중매체의 중심 영역에서 활동하는 일은 늦었지만 놀라운 변화다.